• 2023. 12. 10.

    by. 수수한.

    과거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국내 관광지, 경남 부곡. 온천과 함께 유명했던 부곡하와이는 지금 어떻게 변해버렸을까?

     


    80년대 온천의 개발과 더불어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부곡하와이. 호텔과 수영장, 놀이기구, 식물원까지.

     

    지금은 많이 유명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근처 호텔과 콘도에서 결혼식과 피로연을 열고 또, 국내 신혼여행을 부곡으로 올 정도로 부곡하와이의 인기는 엄청났다고 한다. 그랬던 부곡하와이의 역사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망해버렸을까?


     

    부곡하와이는 어떤 곳이었을까?

     

    경남 부곡 하와이는 1979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복합 휴양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 경기장 60여 개와 맞먹는 넓은 면적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대형 목욕탕, 공연장, 미끄럼틀이 있는 실내외 워터파크, 식물원, 놀이동산, 호텔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부곡하와이는 국내 워터파크의 시초라는 별칭을 얻으며 8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연간 25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습니다.


    가장 운영이 잘 되고 유명했던 8,90년대 부곡하와이의 모습을 유튜브 영상에서 찾아보았다. (출처: KBS뉴스 경남 유튜브채널)


    당시로서는 보기 힘든 워터파크와 온천수, 거기에 여러 가지 이벤트와 공연까지 합해져 당시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는 유명 관광지였다고 한다. 대도시에서 부곡으로 들어오는 시외버스가 한 시간에 1대 꼴로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만큼 유명세가 대단했다.

    이랬던 부곡하와이가 세월의 흐름에 밀려나 버린 걸까? 아니면 시대에 제때 변화하지 못한 걸까...?

     

    2000년대에 들어서 다른 전국 각지의 유원지와 워터파크의 개업으로 인해 주춤하던 부곡하와이는 2017년 5월, 결국 38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게 되었다. 당시에 폐업 이유로는 경영상의 문제와 더불어 노후된 시설 때문이라는 말이 많았다.

     

    2023년 현재 부곡하와이의 모습

     

    23년 가을, 부곡하와이 전경.

    지금은 휑하니 비어버린 주차장과 부곡하와이

     

    과거, 관광객과 손님들로 북적였던 모습과는 달리 현재 폐업한 부곡하와이는 조용하기만 했다. 주차공간이 부족할 만큼 차들이 잔뜩 들어섰던 넓은 주차장은 이제는 텅 비어버렸다.

    매표소에는 관리자가 상주하는 듯 불이 켜져 있었지만 그 외의 다른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매표소 바로 옆에는 '호텔 부곡하와이'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허전한 모습뿐이었다.

    호텔 부곡하와이 입구 전경



    호텔 근처 부곡 교육문화센터도 부곡하와이와 함께 운영되던 공간이었던 모양이다. 폐업 전에는 부곡하와이의 역사와 함께 여러 영화의 실제 크기의 모형등을 전시하던 공간이었다.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건물만 자리 잡고 있을 뿐, 이곳도 역시 인기척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부곡의 온천은?


    현재 부곡은 부곡하와이는 폐업했으나 여러 호텔과 모텔등의 숙박업소들이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숙박업소에서 사우나와 대중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곡의 가장 큰 특징인 온천수를 이용하여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가을과 겨울철에는 온천욕을 하기 위해 꽤 많은 손님들이 찾는 편인데 대부분 주말에 치중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다.

    12월부터 시작되는 동절기 시즌에는 체육학과나 운동선수들의 훈련에 맞춰 단체 숙소로도 많이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근처 모텔과 호텔의 주차장에 전국 각지의 중, 고등학교, 대학교의 체육학과 단체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부곡 온천의 장점과 단점

    부곡온천의 장점

     

    부곡 온천은 75도 국내 최고 수온의 천연 온천수

    이런 특성 덕분에 부곡면은 최근에 대한민국 1호 온천도시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런 천연 온천을 이용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우선 가장 큰 부곡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넉넉한 주차공간

    거기에 더해 과거 많은 손님들과 차량을 수용했던 공영 주차장이나 공터 등 주차공간이 그대로 남아있어 숙박업소의 주차장이 꽉 차버려도 도보 5분 이내에 주차를 할 수 있다. 주차에 대한 부담을 크게 가지지 않아도 되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곡 온천의 단점

    여기서 적는 단점은 단순하게 온천 목욕을 즐기는 손님의 입장보다 여러 번 부곡을 방문해 봤던 관광객의 입장이 더 크다는 점을 미리 밝혀두고 싶다.

     

    목욕과 숙박 외의 관광상품 부족

    우선, 부곡은 천연 온천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70도가량의 뜨거운 천연 온천수를 즐길 수 있다고 부곡 관광 안내서에도 적혀있다. '천연 온천 관광지'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 느긋한 온천욕과 함께 즐기는 힐링 여행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부곡에서 여러 번 온천욕을 해본 입장에서는... 사실 온천수를 제외한 온천욕의 모든 외관이나 상황은 '대중목욕탕'에 더 가깝다고 느껴진다. 수십 개의 라커들에 옷을 넣어두고 여러 개의 온탕과 냉탕, 사우나가 딸려있는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누구나 한 번쯤 가봤던 그런 목욕탕.

     

    몇몇 호텔에서는 '야외 스파'와 '키즈 캠핑' 같이 특색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그런 곳을 제외한 대다수 부곡 숙소들의 온천욕은 대중목욕탕에 가깝다.

     

    그리고 숙박으로 객실을 잡는 경우에도 객실에 딸린 욕실에 보통의 욕조보다 좀 더 큰 '욕탕'이 딸려있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천 여행'의 느낌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게 정말 아쉬웠다.

    주변지역에서 어린아이들을 키우시는 부모님들은 주말여행을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멀리 가기엔 힘들고, 따뜻한 온천욕도 할 수 있으니 부곡을 많이 찾아오시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다 커버린 성인이라면 부곡의 '온천' 하나만 바라보고 장거리 여행을 하기엔 너무 관광할 거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아무래도 부곡하와이의 부재가 큰 느낌이다.

     

     

    '온천 관광지' 라는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중심 거리

    부곡 숙소 주변의 식당들은 '온천 분위기'랑은 거리가 멀고 대부분 '고깃집', '호프', '체인점' 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손님이 활발히 방문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카페'와 '편의점'이다. 도보로 20분 정도의 짧은 부곡의 중심거리에는  편의점이 대략 5,6개 정도로 굉장히 많다.

     

    이런 모습 때문인지 부곡은 온천 관광지의 느낌보다는 '온천수 목욕탕이 딸린' 호텔과 모텔이 모여있는 '숙소밀집지역'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천연온천수'라는 훌륭한 관광자원을 가진 '대한민국 제1호 온천도시'의 모습으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항상 너무나 아쉽다.



    글을 마무리하며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부곡하와이의 폐업 이후 단순 관광객보다는 여러 학교의 체육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단체 손님에 집중하고 있는 부곡의 현 상황을 봤을 때 어쩔 수 없는 모습이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70도 이상의 국내 최고 수온의 천연온천수라는 귀중한 자원을 그저 단체손님을 위한 숙박과 목욕탕 이외에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참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조금이라도 '온천여행'이라는 힐링과 여유의 느낌을 살리는 방향으로, 지자체의 지원과 함께 지역 상인들의 메뉴 개발이나 적어도 간판의 통일 등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